'지식인'겨냥 검색DB 공유…'위키'와도 제휴
국내 검색시장 80% 차지 NHN 반응 '주목'



국내 포털업계가 네이버(NHN 운영) 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주도하는 반(反) 네이버 연합군의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지난 8월 네이버 '지식iN'과 비슷한 '신지식'의 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구글코리아,야후코리아,엠파스와 공유키로 한 데 이어 최근 파란과 함께 특정 웹 소프트웨어를 어떤 사이트에서든 쓸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공유하자는 구글의 오픈 소셜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했다.

◆"네이버 아성을 허물어라"

연합군의 수장격인 다음이 내세우고 있는 무기는 콘텐츠의 개방성이다. 어떤 사이트든 '신지식' DB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네이버가 '지식iN'을 비롯 자사 콘텐츠의 외부 제공을 꺼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음은 SLR클럽,애니콜랜드 등 500여개 제휴사이트에서 다음 검색창을 바로 열 수 있도록 해놨다.

다음은 한발 더 나아가 내달 5일 위키미디어재단과 제휴를 맺고 보유하고 있는 백과사전 콘텐츠를 한국어 위키백과에 모두 기증한다. 이에 따라 7만여건에 불과했던 한국어 위키백과의 사전 항목이 17만건으로 늘어난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늘어난 위키백과의 내용을 네이버는 물론 다른 어떤 포털이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A대학의 도서관 정보를 독점 계약하는 식으로 콘텐츠를 개방하지 않는 것이 포털의 기존 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과 파란이 구글의 오픈 소셜에 참여키로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김유진 다음 전략서비스기획팀장은 "오픈 소셜에 참여한 사이트들끼리 위젯(서비스 모음 도구) 등 웹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라며 "다음으로선 네티즌들에게 제공할 콘텐츠가 그만큼 풍부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오픈 소셜엔 미국과 일본의 대표적 인맥관리사이트(SNS)인 마이스페이스,믹시를 비롯 10여곳의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앞으로 마이스페이스의 사진 편집용 위젯을 네이버에선 못써도 다음 네티즌들은 자기의 블로그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 "어림없을 걸"

네이버에 맞서 다른 포털들이 합종연횡을 하는 이유는 각개약진으론 네이버를 무너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매출(9202억원,이하 2007년 말 기준)은 다음(2145억원),SK커뮤니케이션즈(1972억원),KTH(1228억원),야후코리아(약 800억원),구글코리아(약 500억원) 등 5개 주요 포털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검색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의 아성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포털의 최대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는 대부분 검색 분야에서 이뤄진다"며 "구글이 전 세계 온라인 광고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듯이 포털 간 경쟁의 핵심은 검색"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다음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각 업체들이 콘텐츠를 강화,네이버에 쏠린 네티즌들을 조금이라도 분산시켜야 아성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